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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hours

2016.11.27

1.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챗바퀴. 의외로 회사를 9개월째 위기 없이 잘 다니고 있다. 그럼에도 만족감은 풍부하지가 않다. 지난 9개월 바쁘고 바쁘게 지내왔는데, 뭔가 남은게 있는가?하는 의문. 그리고 내가 기록한 것들도 없고. 일기도 띄엄띄엄. 일기도 띄엄띄엄. 하다못해 진득이 책읽은 시간도 없다. 그나마 최근 흑석동으로 이사한 이후에는 혼자있는 시간이 강제로 생겨서 음악들을 시간은 있다. 집에오면 그냥 가만히 누워있는게 제일 좋다. 체력이 약해졌거나 조금 전환이 필요한 시기인것 같은데, 당장은 나아지거나 변화할 기미가 없다. 


2. 새로운 습관을 만들고 싶다. 가만히 있는 시간을 줄이고 싶고, 가만히 있고싶을때마다 무언거 만들어내거나 그림이나 그리는 습관이 생겼으면 좋겠다. 스트레스 받는다 싶으면 스케치북 들고 그림이나 그렸으면 좋겠는데, 지금은 그것조차 큰 일처럼 느껴지고 다 엄두가 안난다. 카페에 혼자온것도 몇달만인지 모르겠다. 10월에는 현장에 있어서 혼자 방치된 시간이나 오전에 카페에 가고 그랬는데, 그땐 1도 여유를 즐기지 못했고, 추워서 잠깐 들어가 있는 정도였다. 지금 집에는 내가 좋아하는 원두도 있고, 커피 잘 내려먹는 나도 있어서 카페 방문이 필요하진 않는데, 계속 혼자 집중하거나 그냥  뭔가 정리할수있는 시간이 절실했던 것 같다. 오늘은 남자친구를 만나기로 했지만, 정말 나가기가 싫어서 안갔다. 피곤하기도 하다. 계속 지친다. 나는 진짜로 이기적인 사람인게 그냥 내가 제일 중요하다. 내가 시간을 버리는것,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는 이 상황이 제일 싫고. 그걸 얻기 위해서는 물불 안가릴것 같은 기분이다. 예전에는 이기적이면서 폐쇄적이기까지 해서, 이게 문제가 된다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조금은 마음을 열리니까 나 자신 지키는게 이기적으로 느껴져서 더 피곤하다. 이렇게 나하나 챙기기도 벅차고 벌써부터 피곤한데, 새로운 가족이라 관계나 만든다는게 엄두도 안나고 필요성도 못느낀다. 나하나만 잘 건사해도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3. 새로운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졸업한지 2년째인데, 지금 생할은 정말로 최저 임금, 기초적인 생활만 가능한 상태다. 급여부분도 그렇고, 일적인 부분도 야근에 철야에 주말출근까지 뭔가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다. 어릴때 고생하는 거라고 말들 하는데, 개소리하지말라고 하고싶다. 나이 불문하고 자기가 할수있는 역량, 그리고 노력하는 만큼 얻어가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정말로 보람따위도 느낄수 없는 상황들도 많기 때문이다. 디자인적인 부분에서 만족감도 없고, 급여는 맨 나중이고. 그래도 나같은애가 안하면 누가 이걸하냐는 마음으로 자신감 있게 임하고 싶은데, 열심히 정신없이 밥도 제대로 못먹고 잠도 잘 못자고 일하다 보면, 내가 지금 어디쯤에서 무얼 하고있는 건지 전혀 감도 안잡힌다. 어디쯤 왔는지도 모르겠고, 어디로 가는지도 잘 모르겠고, 끌려다니는 기분이라 답답하다. 그냥 간단한것은 내가 선택하고 책임지는 과정의 삶인것 같다. 선택>집중>책임 이정도만 되어도 내가 이렇게 무기력해지고, 부질없다는 생각이 안들것 같다.

그래서 결정한것은 워킹 또는 유학을 가자는 것. 


4. 유학이나 대학원은 계속 가고싶었는데 이 또한 엄두가 안났다. 공부를 더 하고싶었던 첫번째 이유는 내가 대학을 만족스럽게 들어가지 못했고, 만족스럽게 다니지 도 못했기 때문인것 같다. 그리고 책읽고 공부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아니 공부하는것보다는 경험하는 걸 좋아하는것 같기도 하고. 아니다. 내가 무언가 만들어내고 싶은데, 계속해서 전보다 깊이있고 발전한 무언가 만들어내고싶은 마음이 가장 큰 것 같다. 항상 드는생각이 내가 20살때와 지금이랑 디자인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발전한 부분이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 방법론을 배우기는 했지만. 방법론 적인 부분인 재미가 없다.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분야의 영감을 얻어서 계속 새로운 것을 끄집어 내고 싶은데, 대학교때도 그게 잘 되지 않았다. 오히려 배우기 시작할때 즈음인 20~23살 때가 그나마 참신한 아이디어가 생각났던 것 같고, 그 이후에는 챗바퀴고, 지금음 이미지나 모으는 정도인듯.


5. 그래서 무엇보다 새로운 경험과 시공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무엇보다 지금 내가 세계 어디를 가도 지금 한국에서의 생활보다 못할게 없다. 최저임금이 높지도 않는 한국에서 정해진 출퇴근 시간도 명확히 없이 최저로 급여를 받으면서, 일한시간만큼도 돈을 받지 못하고 있고, 최근에는 어설픈 독립으로 어차피 매달 월세, 생활비, 식비가 드는 상황이다. 20대 후반에 접어들었는데도 뭐 이룬것도 없고, 앞으로도 최소 3~4년은 이런생활 속에서 계속 힘들 예정. 뭐 시간이 지나면 내 영역이 생기니까 보람이 있는 부분도 생기겠지만 말이다. 그나마 남아있는 것은 계속 새로운 경험에 대한 호기심과 디자인에 대한 열정이고, 이런 마음가짐과 체력,적절한 준비면 어딜가도 지금보다 불편할 것 같지는 않겠다는 생각. 물론 지금도 그다지 불편을 경험하고있지는 않다. 다만 지루하고 불합리한 상황속에 있는 게 지치고 그와중에 재미도 못느낀다는게 제일 큰 문제.


7. 2016년도는 이제 한달남짓 남았고, 나는 남은 올해부터 내년 초까지 언어 공부에 몰두하면서 포트폴리오는 정리할 예정. 돌아보면 회사에서 정말 다양한것 많이 했는데, 남기지 못한것은 내가 스스로 리뷰하는 과정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손으로 직접 일기를 쓰고싶은데 요즘은 손목도 아프고 관절도 아파서 뭐 글을 많이 쓰는것도 힘들다.ㅋㅋ 계속 골골거리는 느낌. 그리고 사실 이제는 입시에 대한 공포가 조금은 덜해지기도 했다. 20살 초반에는 대학입시 실패로 그 공포가 너무 강해서 노력에 대하여 불필요하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내가 할수있는 만큼은 할수있겠다는 생각. 한 발 내딛는게 힘들긴 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하면되지? 보단 그냥 해버리자는 자세이다. 이건 회사 여기저기 옮기고, 맨날 빡세게 일만 하면서 생긴 마음가짐인듯하다. 그렇게 따지면 결국은 지금 내가 힘든 이유가 있는것 같긴 하다. 근데 힘든김에 더 힘들게 돌아다녀볼 작정이다. 


8. 해외여행도 제대로 못해봐서 아쉬움이 많은 것도 있다. 젊을때 많이 돌아다니고 싶은데, 주변에 결혼하고 아이를 가진 친구들도 속속 생기니 조급함도 한 몫한 것 같다. 근데 이 조급함이 내게 마이너스가 될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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