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자족의 삶, 슬로우 라이프.
식재료를 직접 키우고 정성을 담아 손질하여 요리하고 그것을 먹는 것까지의 일련의 과정의 반복.
마음의 여유없이 닥치는 대로 보고 듣고 억지로 삼켜 버리는 요즘의 나와 대비되었다.
단순히 음식 섭취에 부분만이 아니라 삶 자체의 속도가 너무 빠르고 조급한 마음이 가득하다.
무언가 음미하고 즐기고 정성을 기울이기 보다는 보다 빨리, 더 많이 남들에 뒤쳐지지 않게가 나의 삶을 지배하고있다.
이미 나의 가치관의 속도는 이런 조급한 삶에 익숙해졌는지도 모르겠다
도시락을 싸고 식사를 할때도 보다 빨리 효율적으로 건강하게 먹을 수있는 방법을 찾는 데에 골몰하곤 하는데
이렇게 빨리 조급하게 효율적이게와 건강함 삶이 하나의 맥랙과 선상에 있을 수있는 건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급한 마음과 이를 대변하는 나의 삶은 소중한게 많이 없어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창시절에는 성적, 공부 등 무언가 증명할수있는 지표에 집착해서 우정, 사랑, 가족 뿐 아니라 나자신에 대해서도
소중하게 생각한 적이 없었고 성인이 되어서는 자존감이 땅끝에 떨어져서 그나마 나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이 있었긴 했지만
여전히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나의 주변에 엄격한 나는 현재 소중한게 많이 없다.
뭐가 진짜 소중한지에 대해서도 가치관이 모호하다.
무엇보다 영화 속 자급자족의 삶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계절에 순응하는 삶이다. 나의 계절은 항상 여름이거나 겨울이고,
그 여름과 겨울에 삶의 방식도 차이가 없다. 나는 지금 어디쯤에서 살고 있는 건지..
아주 작은 방을 도시 한 가운데에 만들어 놓고 그 안을 뱅뱅 돌고 있는 기분이다.
오늘 역시 마음이 조급하고 빨리 집 밖으로 나가 '집중'하고 싶었는데 그나마 한 호흡 가다듬고 방을 정리하고 내일 점심을 준비하고
잘 익은 완숙 토마토를 가져와 홀 토마토를 만들었다. 음식을 할때 정성껏 기대를 가지고 만들어서 정말 맛있게 먹고싶은데
음식 손질부터 식사까지 조급하고 또 조급하다. 뭐가 그리 급한건지! 얼마나 먹으려고!
이런 습관에 결국 만성 위염을 달고 살고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하기 일쑤이다.
이렇게 조급하게 아둥바둥 살아서 내가 꿈을 이루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냐하면 그 또한 전혀 아니라는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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