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hours

2015.10.12

rinirin 2015. 10. 12. 15:41

1. 벌써 가을이 되어버렸다. 회사를 관둔 후 2개월이 지났고 3개월째인 지금 나는 내 예상? 과는 너무 먼 곳에 동떨어져 버려 머리가 지끈지끈이다. 이것은 무어 쉬라는 계시인 것인지. 하기야 내가 너무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뭐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임은 인정. 정말 뭘 해야될지 모르겠는데 (사실은 너무나 명확한데 눈길을 안주고 있는 것 같기도) 쓸데없다고 생각했던 보여주기 식 '공부'를 이 타이밍에 해보고자 했다. 물론 쓸데 없다는 것은 내 주관적인 생각이고 회사들은 필요로 하기도 하는데 이것 때문에 시간이며 돈이며 투자하는게 너무 아깝다고 생각해왔었다. 아무튼 난 내가 정의한 쓰잘데기 없는 짓을 열심히 시작했다. 물론 하면서도 확신은 없었고 내가 비웃던 저들과 똑같아지는 것 같다는 느낌에 스스로 불쾌감을 지울수는 없었지만. 무튼 지금은 그것마저도 할수 없고 집에만 묶여버리게 되었다. 아아 이 답답함을 누가 알아줄까. 내가 아픈걸 누구한테 억울하다고 할수도 없고, 혼자 억울함만 한가득이다. 일하고 싶다. 이렇게 썩어가고싶지가 않다. 나 지금 썩어가는 것 같아. 언제 제대로 생각하고 뭔가 만들어냈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빙빙 돌고싶지가 않은데 빙빙빙 주변만 맴도는 기분.


2. 소조에서 기원한 나의 정신승리적인 사고방식에 빗대어 보자면 나는 사실은 이런 시간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항상 충만한 상태일수는 없겠지만, 지금도 나름대로 나는 행복감을 느끼는 요소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내가 무언가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들고 내가 없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나를 더욱 불안하게 한다. 혼자있는 시간이 필요해. 내가 이런적이 없던거 같은데 진짜 자존감이 바닥인 기분이다. 왜 내가 이렇게 변해버렸나 아아아


3. 정신을 가다듬고 싶다. 내 머리가 회색이어도 좋으니 맑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석회화가 되어버렸어. 책을 좀 읽어야되는데 책을 진짜 많이 읽고 싶은데, 영화를 진짜 많이 보고 싶은데, 지금보면 더 잘 볼수 있을 꺼같은데 뭘 봐야될지 모르겠다. 만들기 하고싶은데 뭘 만들어야할지 모르겠다. 내가 가지고 있던 모티브들이 다 없어진거 같다. 원래 아무것도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늦은거 없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나이만 먹어간다는 생각이 지워지질 않는다. 아니 원래 이렇게 복잡하고 질척거리는건가? 내가 너무 내 삶에 질척거리는 거 같다. 뭐 살아가는게 확실한것 없고 좋기만한 것도 없지만 내 선택만큼은 명확할수 있는거 아닌가.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나를 질척거리게 만드는 것 같다. 스스로에게 확신이 없으니!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는 항상 잘하지 않아도 좋으니 질척거리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