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시끄러운 고독 - 보후밀 흐라발
소설 속 인용된 책들을 다 읽어보지 못한 상태라,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구체적이고 생동감있는 문장으로
읽으면서 영상이 재현되는 듯 했다. 무엇보다 와닿았던 것은 '균형'에 대한 관점. 상반되는 것들에 균형을 부여하려는 욕구에 의해
조화가 이루어진다는 이야기와 함께, 시시포스를 언급한다. 올리려는 힘과 내려가려는 힘. 인위적인 힘과 자연의 힘. 인위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 모든 곳은 자연의 법칙에 따라 한 곳을 나아가려 한다. (삶 > 죽음) '미래로의 전진' '근원으로의 후퇴'
아마 주인공은 '근원으로 후퇴'하는 삶을 살아 간게 아닐까? 그는 자기가 이제는 인간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간적이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 그때는 삶의 균형을 잡고 살아가던 때이고, 현재는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조화되지 못했다는 것 아닐까? 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는데 나는 결국은 '균형'과 '조화'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느꼈다.
'고독'또한 근본적으로 소외된 삶에게 주어지는 것이고. 주인공은 새로운 폐기물 처리 기계와 방식에 충격을 받고
젊은이들에게 일자리 또한 빼앗긴다. 이러한 변화가 악하거나 잘못된 것일까? 오히려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생각했다.
근원으로 후퇴하여 본질을 찾는 것만이 삶의 핵심인 것도 아니고, 무분별한 발전과 효율적인 삶의 방식이 핵심인것도 아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대비또한 마찬가지다. 정답은 없고 상반된 가치와 방향이 존재하기 때문에 중용을 불가능할지라도
균형이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하나의 사상에 치우쳐 소통하지 않는 단절된 삶이 고독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고독또한 필연이라는 생각. 고독이 있기때문에 소통의 중요성 또한 느낄수 있는 것이고.
어쨋든 주인공은 스스로 죽음을 택함으로써 균형을 이루고 조화를 이루는데 실패했다. 이러한 결말이 무엇을 의미할까
고민해보았는데, 결국은 '균형'자체가 아이러니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균형' '조화' 가 결국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것. 그래서 하늘이 인간적이지 않다 라고 한걸까?
'하늘은 인간적이지 않다'라는 구절에 깊은 인상을 받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나는 사실 이 문장이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인간적이라는게 정확이 어떤걸 의미하는지 잘 와닿지가 않았다. 내가 느끼는 인간적이라는 의미는 '불완전함' 과 가깝다.
왠지 이 책에서의 인간적이라는 것은 약간 그 반대를 의미하는 듯한 것 같아서 이해가 잘안된다.
이 부분을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처음으로 내가 고르지 않은 정해진 책을 읽었다. 읽는 동안을 내가 제대로 읽고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 어렵게 느껴졌는데 다 읽고서 생각들을 나누니 마음에 남았다!
14p.
공장 지대를 흐르는 혼탁한 강물 속에서 반짝이는 아름다운 물고기
16p.
저녁이면 내가모르는 나에 대해 일깨워줄 책들
33p.
2톤짜리 닫집이 불러일으키는 '상상의 무게'에 짓눌려 내 몸이 구부정해진 것이다.
37p.
이처럼 상반되는 것들에 균형을 부여하려는 욕구에 의해 조화가 이루어지며,
세상이 통째로 휘청대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정신의 투쟁 역시 전쟁 못지않게 끔찍하다.
38p.
헤겔.
세상에서 단 한가지 소름끼치는 일은 굳고 경직되어 빈사상태에 놓이는 것인 반면, 개인을 비롯한
인간 사회가 투쟁을 통해 젊어지고 삶의 권리를 획득하는 것이야 말로 기뻐할 일이라는 사실 말이다.
59p.
프로그레수스 아트 푸투룸 '미래로의 전진'
레그 레수스 아드 오리가넴 ;근원으로의 후퇴'
60p.
너무시끄러운 내 고독 탓에 머리가 좀 어질어질 했다.
68p.
하늘은 인간적이지 않다. 나 자신의 밖과 안에서 이루어지는 삶 역시 마찬가지다.
78p.
나는 일부러 '희생'이라 불리는 장소에 이르러 그녀에게 작별을 고하려고 했다.
그런데 웬걸, 그녀도 나와 같은 길을 간다고 했다.
결국 우리는 내가 사는 '영원'이라는 이름의 강 기슥까지 함께 걸었다.
80p.
불은 그녀 안에 있었다. 타오르는 불꽃이 없다면 그녀는 살 수 없었을 게 분명하다.
84p.
하늘은 인간적이지 않다. 하지만 그 시절의 나는 인간적이었다.
90p.
그 책들은 어느 누구의 눈이나 마음, 머리도 오염시키지 못한 채 쓰레기 통으로 직행했다.
91p.
책 속에서 근본적인 변화의 가능성을 찾겠다는 열망으로 우리가 종이더미에서 구해낸 장서들도 모두 끝장이었다.
120p.
그들의 이마에는 모두 별이 하나씩 새겨져 있다.
134p.
모래시계, 위에있던 것이 밑으로 가고 밑에 있던 것이 위로가며 두개의 삼각형이 서로 통한다.
127p.
우리는 만신창이가 된 다음에야 최상의 자신을 찾을 수 있다.
- 규격화된 개인주의적 문명의 타락상.
- 자신이 숭배하는 대상을 파괴하는 일로 먹고사는 모순된 상황.
- 무분별한 발전으로 인해 오히려 퇴보하는, 노예화되고 우둔해진 사회에 대한 정치적이며 철학적인 우화.
-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일깨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