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08
지난 일요일 (8월 10일)은 내 생일이었다.
8월 8일 (금) - 8월 10일 (일) 이 하나로 이어진 느낌. (짧은 주말)
8일 금요일에는 하드렌즈를 찾으러 갔고 드디어 느낌이 아주 불편한
하드렌즈를 끼게 되었다. 으으
렌즈찾고 오는길에 벤자민 무어에 들려서 'gray cloud' 컬러의 페인트를 샀다.
이 페인트를 사기까지도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집에서 봤을때는 그냥 올 화이틀 천정까지 바르면 깨끗해 보일 것 같았는데
또 나랑 어울리는 건 약간은 우울하고 차분한 회색.
결국 회색으로 해야지라고 마음 먹은 후 벤자민 무어로 갔는데
벤자민 무어 쇼룸 내부에 칠해진 진 그레이가 아주 느낌이 좋았다.
또다시 진그레이와 연 그레이 사이에서 고민했지만,
내 방이 진그레이라면 어색할 것 같아서 Gray cloud로 결정!
내 생각에는 3L면 충분할 것 같은데 여기는 단위가 1L 와 1갤론으로밖에 나오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1 갤런으로 구입을 한 후 이것저것 설명과 함께 잔뜩 싸들고 나왔다.
페인트는 최고급형은 너무 비싸서 고급형으로 주문했고 아주 많이 무거웠다.
요즘 식욕이 왕성해졌는지 자꾸 맛있는게 먹고싶다.
오늘은 술도 땡겨서 퇴근 후 남자친구와 학교 앞으로 갔다.
우리는 학교는 별로 안좋아하지만 학교 앞 술집은 좀 좋아하는 편.
좋아하는 이자까야가 두 군데 있는데 한 군데는 맛이 좋고 비싼대신 아주시끄럽다.
한 곳은 조용하고 아지트 같은데 맛은 그저그럼.
또 한군데 남자친구가 좋아하는 지하 이자카야가 있지만 나는 별로 안좋아한다. (시끄러워서)
오늘은 큰맘 먹고 지하에 있는 이자카야에 가려고 했는데 위치를 이동했는지
요상한 술집으로 바뀌었다. 겨우 1달 사이에!
그래서 결국 내가 좋아하는 조용하고 아지트 같은 2층 이자카야로 이동.
이곳에서 아구와 연두부 탕수와 함께 매화수 2병.
남자친구는 글 소재를 마구 털어 놓았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소재는 아니지만
남자친구의 사기를 북돋아주기위해 열심히 들어주었다.
요즘 느끼는게 내가 점점 사람들하고 함께 살아가고 맞춰주려고하는 것 같은 느낌?
나는 내 주관이 뚜렷하고 내 취향이 강하고 자기애도 무척강해서
남자친구를 은연중에 늘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요즘은 사람으로 감싸주려고 아주 많이 노력을 하고있다.
(재미없는 이야기도 경청하면서!)
어쨋든 우리가 2병을 마셨다는게 중요한데, 1차에서 2병을 마시면 1차로 끝나지 않는다는 전설이..
왠만하면 우리의 아지트 이자카야에서 정착할텐데, 오늘따라 손님이 너무 시끄러워서
2병얼른 마시고 나왔다. 다음 장소는 우리가 1학년때 가끔 갔던 프랜차이즈 술집
사장님이 푸근하시고 안주가 싸서 1학년때 자주 간것 같다.
남자친구랑 사귀기전 여기서 술을 엄청 마시고 학교 쇼파에서 잔 기억이 있다.
어쨌든 우린 이미 지나버려서 추억이 되어버린 이야기들을 안주삼아 둘이서 잘먹고 잘논다.
이럴때 생각해보면 시간이 참 약이라는게 남자친구와 나는 같은과 동기 사이인데,
사귄지는 1년 조금 넘었다. 그니까 학교 입학후 4년만에 만나기 시작한 늦은 캠퍼스 커플..
사귀기 전 까지 친하긴않은 오빠 동생으로 지냈기 때문에 이야깃 거리가 꽤 많다.
결국 2차 장소에서도 2병 마신후 마지막으로 맥주집!
우리 진자 둘이서 잘먹고 잘노는듯...
맥주집 가서 맥주 마시고 결국 막차는 놓쳤다.
점점 남자친구가 나의 단짝궁 화 되어가는 것 같다.